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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성남 미군 골프장

조인스랜드 | 기사입력 : 2018-11-19 14:46:00 프린트
위례초등학교 앞의 ‘성남 GC’라는 작은 간판이 아니었다면 그냥 지나칠 뻔했다. 좁은 입구로 들어가면 위병소 비슷한 체크포인트가 나온다.

이곳에서 미군 출신 사업가 블레이크 크래프트, 토미 메이를 만났다. 이들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자동차등록증과 주민등록증을 맡기고 출입증을 받았다. 이름은 성남 GC(성남골프클럽)지만 행정구역상 경기도 하남시다.

미군 측 입장에선 미국 영토로, 미 8군 주소지인 캘리포니아 주에 편제되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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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 앞둔 미군 골프장 성남GC]]

 ;직원이 캐디백을 내려주지 않는다. 미국식으로 차를 백드롭(bag {drop}) 장소에 대고 직접 내려야 한다. 한국 골프장에 있는 리셉션이 없다. 역시 미국식으로 프로샵에서 돈을 내고 티타임 종이를 받아 스타트 하우스에 제출한다. 아침이라 레스토랑은 문을 열지 않았다. 스타트 하우스에는 이 골프장의 명물인 스팸 김밥과 컵라면이 있는데, 이 대신 미국식으로 베이글 샌드위치와 커피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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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미군 골프장은 이 달 말 문을 닫는다. 땅의 주인인 국방부는 내년 4월에 공식적으로 골프장을 폐쇄할 것이라고 했지만, 성남 골프장 지배인인 미8군 캠프 험프리스 사업 담당은 11월 30일에 사업을 종료 한다고 했다. 국방부는 땅을 매각해 용산 기지의 평택 이전 비용으로 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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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를 초대한 블레이크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내 고향처럼 멋진 산에 둘러싸여 있어 아주 좋아하는 골프장인데 없어진다니 슬프다”고 말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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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은 남한산성이 자리한 청량산 자락에 있다. 이 골프장을 자주 찾은 류석무 골프&;파티 대표는 “남한산성 우익문에서 삼전도를 직선으로 잇는 선상의 산기슭에 미군 골프장이 있다”면서 “381년 전 인조가 우익문으로 나와 삼전도에서 청 태종에게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려 항복했는데 그 아픔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군 골프장은 군인들의 체력단련용이어서 주로 영내에 존재한다. 성남 골프장은 특이하게 미군 부대와 떨어져 나와 독립적으로 있다. 원래 용산 기지에 있던 골프장이었는데 1991년 정부가 땅 9만평을 반납 받는 대신 28만2천여 평에 18홀 규모로 주한미군에 지어준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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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전인 91년에 전장 7111야드 짜리 골프장이니 스케일이 컸다. 그러나 부실 시공에 골프장 밑에서 건축 폐기물 등이 나와 재공사를 해야 했다. 95년에는 존 댈리, 톰 카이트, 저스틴 레너드 등 PGA 투어 스타들이 참가한 현대 클래식 골프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크레이그 스태들러-스티프 페이트 조가 카이트-레너드 조를 연장 끝에 누르고 15만 달러의 우승상금을 받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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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년 이 곳에 골프장이 문을 열 때 도심과 너무나 멀어서 셔틀버스가 운행해야 했다. 미군 관계자들은 차가 없는 군인들의 불평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전벽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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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신도시 고층 아파트 숲이 페어웨이에 찰싹 붙어 있다. 5번 홀 옆 골프 연습장은 이름이 밀리토피아다. 토미 메이는 “이전에 있던 한국 군 골프장(남성대 골프장)이 없어지고 아파트가 들어오니 분위기가 예전만 못하다”고 했다.

이 곳에서 만난 50대의 캐디는 이 일을 하는 것을 가족도 모른다며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했다. 그는 “한 십년 전 처음 일 할 때 허허벌판이었고 택시도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은 골프장 폐쇄를 앞둬 캐디들이 많이 떠나고 15명만 남았다. 그 중 3명은 용산 골프장에서부터 일을 했던 70대”라고 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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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주중에는 한국인이, 주말에는 미국인이 더 많다”고 했다. 한국인에게 성남 골프장은 인기였다. 골프장이 싸고 가까우며 코스가 재미있었다. 또 클럽하우스 스테이크가 크고 맛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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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과 관련됐거나 과거 기부를 통해 회원 자격을 가진 한국인들이 다른 한국인들을 초청할 수 있다. 10여 년 전에는 한국계 미군 부대 직원이나 브로커가 개입, 명예회원권을 발급하고 이를 내국인 사이에서 매매를 해 문제가 됐다는 기사가 나왔다. ; ;

[[인근 주민들 폐쇄 반대 청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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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주민들은 골프장 폐쇄를 바라지 않는다. 골프장이 없어지고 아파트가 들어오면 공기가 나빠지고 길이 더 막히고, 골프장 조망권이 사라져 집값이 떨어질 것도 우려한다. 청와대에 ‘남한산성. 청량산 . 성남 골프장의 녹지를 보존 해주세요’라고 청원했다. 이 때문에 골프장 18홀 중 9홀을 남겨 내국인용으로 쓸 가능성도 있다. ; ;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는 성남 골프장을 대체할 한 코스가 내년 문을 연다. 유명한 설계가인 로버트 트렌트 존스 2세가 디자인하고 17개 홀에 걸쳐 물이 있는 어려운 골프장이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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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이 확장하면서 오래된 골프장들은 개발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외곽으로 밀려나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추세다. 효창공원 인근에 있던 한국 최초의 골프장인 효창원 골프장을 포함, 뚝섬의 군자리 골프장 등이 교외로 밀려났다. 성남GC는 용산에서 하남으로 옮겼다가 평택으로 한 번 더 밀려나는 골프장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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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크는 “평택에 생기는 새 골프장 완공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성남 골프장을 매우 좋아한다는 블레이크도 남한산성 밑 산세가 아름다운 이 골프코스를 잊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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